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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4

영화리뷰 / 문제작 / Irreversible, 2002 / 복수에 대한 욕망 복수는...... 한 여자의 복수를 위해서 두 남자가 밤길을 헤매고 있다. 스크린에 투사되고 있는 흔들리는 카메라워크와 불안한 소음은 마치 관객의 정신을 시험하고 있는 듯하다. 드디어 복수의 대상인 그를 찾았다. 누가 말릴 새도 없이 주인공은 그놈의 머리를 소화기로 내리치기 시작한다. 그나마 관객을 배려하는 것처럼 그 복수의 장면을 비추는 조명은 어둡게 처리되었다. 그러나 주인공의 분노마저는 감출 수가 없다. 마치 4D 영화처럼 주인공의 분노는 거친 숨소리와 땀 그리고 특히 소화기가 그놈의 머리와 부딪히는 소리를 통해서 충분히 전달된다. 그렇게 사랑하는 이를 위한 복수는 이제 끝났다. 하지만 영화는 끝나지 않았다. 시간을 거슬러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를 보여주고 결국 가장 행복하게 보이는 장면으로 우리.. 2021. 12. 26.
영화 리뷰 / 손님 / 약속은 지켜야죠...... 당연히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던 믿음은 이미 어린 시절 깨어져 버렸다. 어른들 때문에. "금방 돌아올께...." 철석같이 믿을 수록 '철썩'하고 두드려 맞았다. 사회라는 테두리안에 들어와 보니 어른들이 한 약속이나 가르침이 빗겨날 때가 많았다. 착하고 정직하게 살면 오히려 무시를 당한다. 그래도 약속을 지키려고 애쓰던 내가 바보처럼 느껴졌다. 친척 가게에서 알바를 했는데, 약속보다 돈을 적게 준다. 약속한 돈의 1/4을 주고 적당히 얼버무린다. 그 외에도 수많은 약속들이 파기되는 것을 경험했다. 약속은 이렇게 어기려고 있는건가. 버려진 아이는 그렇게 평생 깨어진 약속의 날카로운 파편사이를 걸어다니며 지금까지 살고 있다. 문득, 그때는 공감이 별로 안 갔던 드라마 '미생'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장그.. 2021. 12. 23.
영화리뷰 / 암살 / 꼭 기억해야 하는 시간 단순한 구도에 어색한 표정이 담긴 빛바랜 사진 한 장. 그 사진에는 흘러온, 그리고 흘러가는 시간이 모두 담겨있다.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어쩌다보니, 그들은 그렇게 모여 그 순간을 필름에 담았다. 안중근, 우덕순, 유동하, 그리고 영화 '암살'의 의열단 단원들도. 아무생각 없이 삼일절 하루 잘 쉬고, 그렇게 흘러가던 어느 3월, KBS 예능 프로그램 1박2일은 오래된 사진 한 장을 다시 꺼내들었다. 그것도 한국이 아닌, 중국 하얼빈 땅에서. 그리고 부제를 붙였다. 이라고. 1909년 10월 26일, 안중근 의사의 의거. 1박2일 멤버들은 하얼빈에 남아있는 그 역사의 발자취를 따라 우리가 꼭 알아야 할 그 시간을 느끼며 과거와의 접선을 시도했다. 거사 당일까지 머물렀던 동포의 집터,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 2021. 12. 23.
영화리뷰 / 베테랑 / 난민 구하기 대작전 '엽기'적인 일이 너무 많다. 또? 할 새도 없이 또 다른 일이 터진다. 장기밀매도 이제는 우리가 느끼는 진실의 무게와 관계없이, 어느새 희미한 실체를 가지고 옆에 와 있는 기분이다. 솔직히 중국어 간판만 보이는 구로구 뒷골목이 좀 으스스해 보이더라. 실체가 딱 드러나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피부로 와닿는 두려움을 이성으로 떨쳐내기가 어려워서 그렇다. 최근 10년 간 가장 엽기적인 사건 중 하나인 '세모자사건'도 그렇다. '그것이 알고 싶다' 팀이 이 일을 다루기 전만 해도 많은 이들이 세모자의 편에 서서 이 사건을 바라보고 있었다. 최악의 목사 순위가 바뀌려고 할 때쯤 다행스럽게(?) 진실의 문이 열렸다. 예전에는 "진짜 말도 안 된다", "웃기고 있네", 하며 그냥 지나쳤을 일들을 요새는 한 번 더 .. 2021. 12.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