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리뷰22

영화 리뷰 / 손님 / 약속은 지켜야죠...... 당연히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던 믿음은 이미 어린 시절 깨어져 버렸다. 어른들 때문에. "금방 돌아올께...." 철석같이 믿을 수록 '철썩'하고 두드려 맞았다. 사회라는 테두리안에 들어와 보니 어른들이 한 약속이나 가르침이 빗겨날 때가 많았다. 착하고 정직하게 살면 오히려 무시를 당한다. 그래도 약속을 지키려고 애쓰던 내가 바보처럼 느껴졌다. 친척 가게에서 알바를 했는데, 약속보다 돈을 적게 준다. 약속한 돈의 1/4을 주고 적당히 얼버무린다. 그 외에도 수많은 약속들이 파기되는 것을 경험했다. 약속은 이렇게 어기려고 있는건가. 버려진 아이는 그렇게 평생 깨어진 약속의 날카로운 파편사이를 걸어다니며 지금까지 살고 있다. 문득, 그때는 공감이 별로 안 갔던 드라마 '미생'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장그.. 2021. 12. 23.
영화리뷰 / 베테랑 / 난민 구하기 대작전 '엽기'적인 일이 너무 많다. 또? 할 새도 없이 또 다른 일이 터진다. 장기밀매도 이제는 우리가 느끼는 진실의 무게와 관계없이, 어느새 희미한 실체를 가지고 옆에 와 있는 기분이다. 솔직히 중국어 간판만 보이는 구로구 뒷골목이 좀 으스스해 보이더라. 실체가 딱 드러나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피부로 와닿는 두려움을 이성으로 떨쳐내기가 어려워서 그렇다. 최근 10년 간 가장 엽기적인 사건 중 하나인 '세모자사건'도 그렇다. '그것이 알고 싶다' 팀이 이 일을 다루기 전만 해도 많은 이들이 세모자의 편에 서서 이 사건을 바라보고 있었다. 최악의 목사 순위가 바뀌려고 할 때쯤 다행스럽게(?) 진실의 문이 열렸다. 예전에는 "진짜 말도 안 된다", "웃기고 있네", 하며 그냥 지나쳤을 일들을 요새는 한 번 더 .. 2021. 12. 22.
영화리뷰 / 오베라는 남자 / 다시, 이 도시를 그리다 이 도시가 낯설게 느껴졌다. 우리가 사는 이곳이... 일부 마니아만 기억하는 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2013년에 시작해 1년을 못 채우고 막을 내렸는데, 연예인들이 실제로 소방대원이 돼서 현장에 출동하고 일을 수습하는 모습들을 비교적 담백한 화법으로 담아냈었다. 예능이었지만, 마치 다큐처럼 이야기를 풀어줄 때가 많았다. 그래서 그런지, 이 사회의 꾸며지지 않은 모습이 마치 '날 것'처럼 드러날 때가 많았다. 마약에 취한 사람, 난동을 치는 주취자, 자살 시도하는 안타까운 장면까지. 어딘가 그늘진 곳에 감춰져 있어서 우리가 그냥 지나치기 쉬었던 신음소리를 그래서 자주 들을 수 있었다. 멀지 않은 곳에서 벌어지는 도시의 차가운 비극들을. 영화 '오베라는 남자' 빈틈없이 성실했던 오베가 회사에서 잘린 날, 오.. 2021. 12. 21.
영화 스쿨 오브 락 The School Of Rock / '병맛'이 보여주는 '찐맛' 잭 블랙, 그는 ‘진짜’였다. 2017년 ‘무한도전’에서 보여준 그의 매력을 누가 잊겠는가. 출국을 4시간 앞두고 촬영했다는 방영분에서 타오르던 그의 열정은 최소한 그랬다. 영화 ‘쿵푸팬더 3’ 홍보를 위한 이벤트성 출연이었지만, 지금까지 그런 식으로 자신을 내던지며 홍보한 내한스타는 없었던 것 같다. 스타킹을 쓴 채로 촛불을 끄고, 닭싸움을 하던 중에 다리가 풀리기도 하고, 물로 채운 축구공을 헤딩하면서, 제대로 망가졌다. 그런 그가 음악적으로 빛나는 순간이 있었으니, 헤드폰을 쓰고 한국대중가요를 즉흥적으로 따라 부르던 순간이었다. 트로트 ‘백세인생’부터 아이돌음악까지 얼마나 느낌을 잘 살려서 부르던지. 이런 그의 음악적 재능을 보며 떠오르는 영화가 있으니, 그건 바로 ‘스쿨 오브 락’이다. 조그만 클.. 2021. 12. 20.